차량을 유지관리하는 비용은 생각보다 부담이 큽니다. 그 중 자동차보험은 2,30만원대부터 100만원 이상에 이르기까지 1년에 한 번씩 차주들을 괴롭게 만들어요. 더군다나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이런 경우가 가장 남는 장사임에도 불구하고) 보험료는 돌려받지 못하고 그냥 허공 속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만 같아서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자동차보험가입이 필수이기에 피할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저렴한 방법을 찾아봅시다. 저렴한 보험을 찾으시려면 발품팔이(혹은 공부)로 조금의 불편함은 감수해야겠죠.
먼저 자동차보험을 구성하는 각종 담보의 내용을 알아봅시다.
보험료가 무조건 싸다고 해서 좋은 보험상품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저렴한 보험 내용을 살펴보면 자칫 보장하는 담보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가장 싼 보험은 무보험 혹은 책임보험만 가입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책임보험만으로는 불안하시겠죠?) 보험은 사고를 대비한 것이므로 충분한 담보가 첫 번째 조건입니다. 저렴한 보험료는 그 다음입니다. 자, 이제 각 담보내용에 대해 알아봅시다.
1. 대인배상Ⅰ
책임보험 혹은 의무보험이라고 합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나와 있는 한도(1억5천만원)에서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한 경우 보상합니다. (내가 다친 경우는 상대방 보험으로, 상대방이 없는 사고일 경우 자손이나 자상으로 해결합니다. 아래에서 더 설명할께요.)
2. 대물배상
대인Ⅰ과 함께 책임보험 혹은 의무보험에 속합니다. 2천만원 이상 가입하면 됩니다. 상대방의 자동차나 물건에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보상하는 담보입니다. (내 차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는 밑에 나오는 자차담보로 해결합니다. 가해 상대방이 있다면 당연히 상대방 보험으로 보상받구요.) 대물담보는 보통 2~3억 선에서 가입하는데, 요즘 수입차가 많이 돌아다녀서 가입금액을 올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10억이 상한선입니다만, 보험료가 크게 차이나지 않아서 10억으로 담보설정을 하면 마음이 든든(!)합니다.
3. 대인배상Ⅱ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한 경우 보상하는 대인배상Ⅰ과 같은 내용의 담보이지만, 자배법상 한도를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이 담보로 보상합니다. 사람의 몸은 자동차와 다르게 가격을 매길 수 없으니 무한 보장합니다.
4-1. 자기신체손해 (자동차상해 중 택일)
자손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합니다. 내차로 사망하거나 다쳤을 때 그로 인한 손해를 보상합니다. 사망, 후유장해, 부상 등 가입금액 한도내, 등급에 따라 실제치료비를 보상합니다. 나에게 과실이 있다면 그 비율만큼 보상범위가 줄어들구요. 아래의 자동차상해와 중복가입할 수는 없고 둘 중 하나 택일입니다. 자동차상해보다는 보험료가 저렴합니다.
4-2. 자동차상해 (자기신체손해 중 택일)
자상으로 줄여 부르기도 합니다. 내차의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을 때의 손해를 보상합니다. 치료비 외에 위자료, 휴업손해 등 추가보상도 함께 받으실 수 있습니다.
자기신체손해보다 보험료가 1~4만원 정도 비쌉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자동차상해 담보를 많이 선택하는 추세입니다. 왜냐하면 자상은 내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예를 들면 안전띠 미착용) 가입한 한도금 내에서 치료비 전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자기차량손해
자차로 줄여 부릅니다. 사고로 인하여 내차에 생긴 직접손해를 보상합니다. 여기서 자기부담금이란 단어가 등장합니다. 자기부담금이란 사고발생시 보험회사에서 지급하는 보험금 중 내가 부담하는 금액을 말합니다. 보험사마다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것이 20%-50만원입니다. 자차수리비 중 20%를 내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예를 들어, 범퍼교환 비용으로 50만원을 자차처리할 경우, 20%인 10만원은 내가 부담하고 나머지 40만원은 보험사에 청구!). 하지만 무조건 20%인 것이 아니라, 그 20%가 50만원 이상이 된다면 50만원까지만 내가 부담합니다(예를 들어, 휠하우스 수리비 300만원이 견적 나온다면 20%인 60만원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상한선인 50만원까지만 내가 부담).
신차나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경우에는 대부분 자차담보에 가입합니다만, 5년 이상 지나서 보험사에서 책정된 차량가액이 그리 비싸지 않은 경우에는 자차 담보를 빼기도 합니다.
6. 무보험차상해
교통사고 가해자가 뺑소니이거나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 책임보험한도를 초과하는 손해를 추가로 보상합니다. 보험사에서 나에게 보험금 지급하고 가해차량에게 대신 청구하는거죠. 이는 대인Ⅰ,Ⅱ,대물,자손 모두 가입한 경우에 한하여 가입이 가능합니다.
7. 긴급출동서비스
차량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가까운 정비업체에서 신속히 점검을 받으면 되겠죠. 하지만 운전중 도로 한가운데에서 타이어펑크가 나거나 기름이 떨어지거나 엔진이 멈추는 등 주행이 어려운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긴급출동서비스는 1년에 5~6회까지 부를 수 있습니다. 요즘은 긴급출동이 보편화되어 타이어 펑크가 나도 임시타이어로 교환하거나 리페어킷으로 조치하지 않고 바로 전화하면 됩니다. 덕분에 자동차회사는 원가절감 혹은 연비향상을 목적으로 임시타이어를 없애는 추세입니다.
긴급출동서비스는 편리한 제도입니다만, 10Km까지만 무상으로 오고 그 이상 거리는 유상출장입니다. 고속도로에서는 도로공사에서 출동이 가능하다지만, 국도에서 차가 고장나면 기본 10~20km 거리여서 정말 대략난감입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추가특약으로 출동거리 추가옵션이 있습니다(30 혹은 50km). 금액이 크게 부담되지 않으니 꼭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8. 그 외
요즘에는 추가 특약으로 블랙박스 설치 할인, 마일리지 할인특약 등등이 있습니다.
담보를 꼼꼼하게 살펴서 설계를 한 후, 이제 각 보험사 별로 보험료를 비교하여 저렴한 보험사에 가입하세요. 여기서 소소한 팁을 하나 드리자면, 많이 들어본 보험사 중에서 가입하세요. 듣도보도 못한 보험사인데, 대기업 브랜드에 기대어 저렴하게 치고 들어오는 보험사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긴급출동 전화하고 1~2시간 기다리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다이렉트 보험을 선호하시죠? 다이렉트 보험도 똑같습니다.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면, 많이 들어본 보험사 위주로 견적 내세요. 메이저 보험사는 출동업체가 많습니다. 1분이라도 더 빨리 옵니다.
말이 나온 김에 다이렉트 보험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릴께요. 다이렉트 보험은 보험설계를 고객이 하기 때문에 설계사가 받는 설계수수료만큼 저렴하게 가입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사고처리에 신경 써주는 설계사가 주변에 있으시다면, 그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세요. 사고가 안 나는게 제일 좋겠지만, 사고가 난다면, 마침 그렇게 고객관리를 잘하는 설계사가 곁에 있다면 몇 년 치 설계수수료보다 몇 배 많은 사고보상금을 챙겨 드릴겁니다.
여기서 질문, “내 보험사가 있는데 알아서 해주잖아?” 여기에 대한 답변은 “당신의 보험사는 당신에게 규정에 맞게 돈을 지급해주는 소극적인 역할을 할 뿐입니다. 약관과 약관이 부딪히는 장면에서 적극적으로 나의 이익을 대변해 주지는 않습니다. 적극적인 행동은 당신의 몫입니다.” 유능한 보험설계사는 적극적인 행동을 대신해 드립니다.
아, 제가 여기에서 방점을 찍는 곳은 ‘설계사’가 아니라 ‘사고처리에 신경을 써주는’입니다. 그런 설계사가 많지는 않습니다....하지만 찾으면 꼭 있습니다.
1년치를 한꺼번에 결재해야 하는 자동차보험료는 분명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를 나누어 분산한다면 그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지요. 현금으로 결재한다면 일시불로 한꺼번에 결재해야 하지만, 요즘은 신용카드 회사에 따라 5~6개월씩 무이자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곳도 있습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의 경력없는 초짜(?) 운전자의 보험료가 보통 80~100만원 정도 한다고 본다면, 이를 6개월로 나누면 월13~16만원씩 부담하시면 됩니다.
좀 더 현명한 운전자가 되고 싶다면, 계좌를 하나 따로 만들어 1년치로 나누어 매월 6~8만원씩 모아보세요. 그 계좌는 없는 것처럼 생각하시구요. 그렇게 한다면 더 이상 신용카드의 결재일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비용을 아끼려고 고민하는 당신이라면 이미 현명한 운전자가 되기로 작정하신 분입니다. “오늘 가장 멋진” 드라이브 오너가 되시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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