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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도서리뷰] 내 차 사용 설명서

by TENTMAKER 2017. 4. 15.

한 줄 요약: 꽝손은 가급적 정비업체에 맡기는 게 낫다.


 

이 책을 손에 집은 결정적인 이유는 표지에 적힌 카피 때문이었다.

일반인을 위한 자동차 정비 매뉴얼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 한권으로 정비소에 가지 않고도 혼자서 대부분의 정비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기대에 부풀었다. ...

책이 독자에게 친절하려고 애쓴 모습이 역력했지만, 기대치를 다 충족하지는 못했다. 표지문구가 너무 기대치를 높여 놓았던 것 같다. 리프트 없이 차의 하부를 살펴보는 것은 당연히 어렵고,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 정비가 뚝딱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만약 그게 가능했으면 도로가에 저 많은 자동차 정비업체가 있을 이유가 없었겠지.

 

책을 보고 전조등을 교체해 보았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처음해보는 자가정비여서 그런지 전구를 고정시키는 클립을 떨어뜨려 식겁하기도 했다(다행히 바닥에 떨어져 다시 주웠다. 엔진룸 내 수많은 배선 사이에 끼었다면 참 난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범퍼와 헤드라이트의 아귀가 딱 맞지 않아 경험많은 카센터 사장님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사장님이 내 차를 보더니 사고 났었어요?”라고 물었음. 범퍼와 라이트 사이가 살짝 떠 있어서 범퍼에 충격을 받은 줄 생각하신 모양. 하지만 문제는 전조등이었다능...

 

아는 후배는 에어컨필터를 직접 교체했는데, 스토퍼를 세게 돌리다가 스토퍼가 부러졌다. 돈 몇 푼 아끼려다 더 큰 돈 나가게 생겼다며 투덜거렸다.

 

전조등 교체나 에어컨필터 교체는 아주 쉬운 자가정비 영역에 속하지만, 나와 후배의 공통점은 기계에 약한 기계치 혹은 꽝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전혀 살 필요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정비업체에 가더라도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조금 혹은 많이 다르다. 모르면 모를수록 소위 눈탱이라고 하는, 바가지를 쓰게 된다. 내가 모든 정비를 직접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구조를 알고 업체를 방문한다면 쓰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줄일 수는 있다. 이 책의 가치는 이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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